금감원 엄포에도 점포 줄이는 은행들


내달 말까지 38개 지점 축소…디지털 전환에 통폐합 불가피…"인뱅 리테일 부문 확대세 무서워"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9-23 오후 2:06:1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금융감독원의 점포 폐쇄 자제 주문에도 은행들이 점포 축소를 이어간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 가속에 따라 경영 효율성 제고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의 요구가 애초 시중은행의 영업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윤석헌 금감원장이 은행 점포 축소를 비판한 7월 이후 지금까지 모두 38개 지점을 축소하거나 폐쇄를 결정했다.. 
 
우리은행은 내달 19일 15개 지점과 5개 출장소 등 총 20개 영업점을 줄인다. 같은 날 신한은행은 방화동지점을 비롯한 9개 지점을, SC제일은행은 5개 영업점을 없앨 예정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8일 NHN판교점, 계산동지점을 인근 영업점으로 통폐합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오는 다음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파크점을 폐쇄하고 나흘 뒤 서여의도영업부와 통합한다.
 
지난 2016년부터 은행 점포 폐쇄 수가 늘면서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는 작년 6월 '은행 점포 폐쇄 관련 공동절차'라는 자율규제안을 마련했다. 사실상 당국이 제동을 건 것으로, 은행들의 지점 축소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지점 폐쇄 수가 늘어나자 윤 원장이 직접 나서 점포 폐쇄 자제를 요구했다. 점포 폐쇄와 관련한 자율규제안은 이르면 올해 말 개정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점포 축소에 따라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 하락을 우려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을 발표하면서 앞서 언급한 자율규제안을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 계획을 설명했다. 여기다 고령층 이용 비중이 낮은 온라인 전용상품에 은행의 혜택이 집중하지 않도록 오프라인 서비스 개선을 독려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코로나 영향과 인터넷전문은행으로의 고객 이탈 등에 따라 경영 효율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리테일 부분은 인터넷은행으로 빠르게 흐름이 넘어가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영업 방향성을 고민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직원 규모가 1000명도 안 되는 데다 대면창구도 없다보니 기존 은행들은 효율성과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시중은행들은 디지털소외계층 발생 우려를 낮출 대체창구 공급안도 함께 고민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공용 자동화기기(ATM) 도입으로 경영 효율성과 지원방안을 동시에 모색한 바 있다. 더구나 이번에 점포 폐쇄를 결정한 국민·신한·우리은행은 전체 31개 지점 가운데 절반 이상인 18개를 서울·수도권으로 정하면서 고령층 접근성 감소가 최소화하도록 했다.
 
금융감독원의 점포 폐쇄 자제 주문에도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세를 고려해 내달까지 38개 점포를 축소를 결정했다. 여의도에 위치한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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