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옥죄며 뉴딜펀드 개인투자 가로막는 정부


은행 고신용자 대출 비중 91%…"증가세 잡으려 단순규제 접근"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9-21 오후 3:29:45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정부가 내년 '한국형 뉴딜펀드' 조성을 예고한 가운데, 최근 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세에 대해선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 옥죄기에 나서면서 사실상 개인 투자 길을 정부가 막는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오는 25일까지 금융감독원에 신용대출 관리 방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신용대출 급증세에 따라 정부가 속도조절에 나선 영향으로, 8월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개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전년대비 13.1% 증가한 124조 2747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실 차주 증가를 우려한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증가세를 잡겠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늘어난 신용대출은 증시와 같이 개인들의 투자와 관련한 방향으로 흘러갔다는 분석이다. 올해 국내 증시는 코로나19 영향으로저점을 찍은 뒤 상승으로 전환했으며 잇단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 공모주 이슈가 있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용처에 대해 불명확하나 증시 영향이 컸다고 본다"면서 "개인적으로도 최근 대출을 통해 공모주 청약에 나선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한국판 뉴딜펀드 조성 계획을 통해 사실상 개인·기관의 투자를 촉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그런데도 신용대출 규제로 민간 영역의 투자 증가세는 잡겠다고 나서고 있어 정돈된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신용대출 관련 규제 대상을 고신용자로 잡은 점은 현실과 맞지 않다는 평가다. 5개 은행이  7월 중 집행한 신용대출 가운데 4% 미만 고신용자 비중은 평균 91.62%다. 평균 대출금리는 2.33%다. 상환능력이 높다고 판단한 고객에게 은행이 주로 대출을 실행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은 코로나로 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의 상황을 고려하면서 연체율 관리에 나선 탓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업권에서는 신용대출 잡기라는 단순한 목적을 위해 대출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고객에 대해 무리한 규제를 적용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크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낮은 금리에 과거처럼 예적금으로 맡기기 보다는 다양한 자금 활용처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커졌다"면서 "'빚투(빚내서 투자)'라는 현상을 단순히 투기 목적으로만 판단하기는 어렵지 않냐"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함께 '한국판 뉴딜 금융지원 방안' 관련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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