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전쟁①)커지는 간편결제 시장…위기의 카드사


상반기 간편결제 이용액 12.1%↑…코로나19에 카드결제는 하락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9-2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결제시장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소비 패러다임이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카드 결제시장은 둔화하고 간편결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코로나가 길어질수록 결제 시장 주도권은 간편결제가 쥐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유행으로 간편결제서비스와 신용·체크카드 이용액 간 격차는 점차 좁혀지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올 상반기 '간편결제서비스 일일 이용실적'을 집계한 결과 21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2.1% 증가한 수준이다. 이용건수도 늘었다. 상반기 일일 간편결제서비스 이용건수는 731만건으로 전년보다 8% 신장했다.
 
반면 오프라인 결제 중심의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반기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424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하락 전환했다. 소폭의 하락률로 보이지만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 증가율이 지난해 상반기 7.4%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결제시장 판도 자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금융앱 이용자수'에서도 두 업계의 상반된 흐름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와이즈앱이 7월 기준 금융앱 이용도(안드로이드 스마트폰)를 조사한 결과 간편결제 업체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가장 사용도가 높은 1위 앱은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가 꼽혔다. 한 달간 1194만명이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뒤를 이어 간편결제 업체 '토스' 이용자가 750만명을 기록해 두 번째로 이용자수가 많았다.
 
이밖에 △카카오뱅크(684만명) △KB국민은행 스타뱅킹(572만명) △NH스마트뱅킹(545만명) △신한 쏠(502만명) △ISP/페이북(440만명) △신한페이판(372만명) △우리은행 우리WON뱅킹(352만명) 등의 순으로 이용객이 많았다. 사실상 은행앱을 제외한 카드사 결제앱으로서는 신한카드의 '신한페이판'을 제외하고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이처럼 카드결제 이용률이 감소하는 반면 간편결제가 부상한 건 코로나와 맞물려 온라인 소비가 확산하면서다. 간편결제는 간편 인증수단을 이용한 온라인 결제 및 송금 서비스로, 지난 2015년 3월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이 폐지되며 사용이 늘기 시작했다. 카드사 결제 방식과 달리 공인인증 과정을 거치지 않아 결제 과정이 단순하고 빠른 게 이점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 장기화로 온라인 결제 방식 선호가 높아지자 이용건수가 급증했다.
 
범용성 측면에서도 간편결제가 더 유리하다. 카드사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앱카드 결제'는 오로지 자사 결제 서비스만 제공한다. 반면 간편결제는 여러 회사의 신용카드를 연결해 사용하도록 한 플랫폼으로, 카드사보다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가 넓다. 한 간편결제업체 관계자는 "앱카드는 특정 카드사 신용카드를 사용해야 하는 데다 아직 간편결제업체보다 온라인 가맹점수가 많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간편결제는 결제대행업체(PG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카드사들은 온라인 결제 시 결제대행업무를 맡는 PG사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공인인증 운영에도 비용이 소요된다. 반면 PG사를 겸업하는 간편결제업체는 이 같은 비용이 수반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결제 과정에서 아낀 수수료를 고객에게 포인트로 제공해 이용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네이버페이(네이버파이낸셜)가 네이버쇼핑에서 선불충전결제 시 결제금액의 1%의 추가 적립금을 지급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강점을 무기로 간편결제사는 이제 오프라인 결제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1일 롯데백화점 등 지점에 오프라인 결제 제휴를 맺는 등 2년 만에 편의점, 마트, 면세점 등으로 오프라인 결제망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네이버페이도 하반기에는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장한다는 복안이다.
 
이베이코리아(스마일페이), 에스에스지닷컴(SSG 페이), 쿠팡(쿠페이) 등 간편결제서비스를 선보이는 유통업체도 무시 못 할 경쟁자이다. 이들 자사 웹·앱에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해 추가 포인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결제를 유도 중이다. 
 
간편결제의 오프라인 진출이 확산하면 카드사 지급결제 이용 비중은 지속 하락이 불가피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충당금을 충전해서 사용하거나 송금, 투자, 간편보험 등 여러 서비스를 간편결제가 제공한다는 점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사가 자리 잡았던 결제시장에서 간편결제업체의 영향력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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