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달라진다…업체들, '신뢰 마케팅' 올인


품질 보증·가격 투명성 강조…부정적 인식 해소·차별화 노력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9-17 오전 6:1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중고차 업체들이 '신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허위매물'로 대표되는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고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매매업자와의 차별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우 정우성이 등장하는 신규 TV 광고를 공개했다. 정우성은 직영 중고차가 좋은 이유에 대해 "품질도 가격도 솔직카니까"라며 "케이카는 솔직카"라고 말한다. 중고차 매입부터 진단, 관리, 판매, 책임까지 직접 하는 케이카의 시스템을 통해 믿고 살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중고차 매매단지에 차량이 전시된 모습.사진/뉴시스
 
케이카는 이달 초 공식 블로그에 '중고차, 직영이 좋은 이유?'란 게시물도 올렸다. 허위 매물이 없이 100% 실매물만 판매한다는 것과 소속 차량 평가사가 직접 174개 항목을 진단한 결과를 솔직히 공개하고 정확한 데이터로 견적을 산출한다는 점을 강조한 내용이다.
 
수리비 걱정을 덜어 줄 수 있는 '케이카 워런티'에도 힘을 준다. 케이카 워런티는 구매한 차량의 A/S 기간을 최대 365일까지 연장해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엔진과 미션, 제동장치는 물론이고 일반부품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오토플러스는 차종에 따라 최대 500만원의 혜택과 함께 해당 차량 구매 시 10일간 차를 타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환불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차량 구매 후 열흘 동안 시승을 하면서 차량 상태를 자세히 확인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인 동시에 그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다.
 
엔카닷컴도 7일간 차량을 운행해 본 뒤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엔카 홈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믿을 수 있어요', '편리했어요', '안심했어요' 등으로 나눈 엔카 홈서비스 고객 후기도 홈페이지에 올려놨다.
 
이들이 믿음을 강조하는 것은 중고차 시장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큰 상황에서 '우리는 다르다'는 차별화를 위해서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6.4%가 국내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혼탁·낙후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주요 원인은 △차량 상태 불신 △허위·미끼 매물 △낮은 가성비 △판매자 불신 등이라고 답했다. 중고차를 구입자 중 만족했다는 비중은 37.8%에 불과했다. 차량 품질과 가격, 매매업자 등을 믿지 못하고 중고차 구매를 후회하는 소비자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중고차 시장을 불신하게 만드는 사례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7월 중고차 온라인 매매 사이트 31곳의 판매상품을 조사한 결과 95%가 허위매물이란 결과를 발표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이틀 전인 지난 14일 중고차 매매와 관련한 불법행위 67건을 적발하고 180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중 4명은 구속됐고 나머지 176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인터넷에 중고차 허위매물을 시세보다 싸게 올려 소비자를 유인한 뒤 계약금을 받았고 이후 추가금액을 요구해 비싸게 차를 팔았다. 계약취소를 요구하면 위협을 해서 강제로 중고차를 구매하게 하도록 한 경우도 있다.
 
소비자의 믿음은 조만간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 대기업과의 경쟁력에서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기존 영세업체 등의 반발로 지연되고 있지만 가격이 조금 높더라도 완성차 업체가 인증하는 중고차를 사겠다는 소비자들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시간문제란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수입차 업체가 이미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도 이런 관측의 근거가 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수입차 업체와의 역차별을 해소하는 한편 중고차 적정가치 형성과 시장 투명성 향상에 중요한 요인이 되고 신차 경쟁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참여를 하루빨리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완성차업체에 대한 중고차 시장 진입 규제가 없는 미국에서는 한국브랜드와 외국 브랜드의 중고차 감가율이 차이가 나지 않았고 중고차의 높은 잔존가치가 신차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올해 거래 중인 2017년 아반떼의 평균 감가율은 폭스바겐 제타와 같은 34.8%였고 쏘나타와 파사트는 43%대다. 국내에서는 2017년 제네시스 G80의 감가율이 30.7%, 벤츠 E클래스는 25.5%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는 품질과 가격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며 "얼마나 높은 수준의 신뢰를 확보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차량을 판매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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