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일주일째 출근 못해…기업은행노조, 다른 의도 있나


노조 '기득권 지키기' 여전…한노총 임원선출과도 연관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1-08 오후 3:16:54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지난 2일 임명된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노동조합에 가로막혀 일주일째 출근을 못하고 있다. 노조는 "낙하산 반대"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나,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윤 행장은 8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날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조의 반대에 막혀 5분 만에 돌아갔던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 행장은 종로구 금융연수원에 마련한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보고를 받는 중이다.
 
국책은행장에 외부출신 행장이 임명됐을 때 노조가 출근저지로 실력행사에 나선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017년 9월 수출입은행장 임명 당시 1주일 간 사무실로 출근하지 못했으며 이덕훈 전 행장도 노조의 저지로 5일 간 은행에 들어서지 못했다. 산업은행 노조도 이동걸 회장이 임명됐을 당시 출근 저지에 나섰으며 공개 토론회 후 하루 만에 농성을 풀었다.
 
기업은행 노조가 윤 행장 임명을 반대하는 이유도 표면적으로는 낙하산 인사 반대다. 윤 행장이 기업은행의 철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이며, 지난 2017년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가 체결한 '낙하산 인사 근절' 정책협약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오는 21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한국노총 신임 임원선출을 위한 정기선거인대회가 열리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무총장에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이 출마한 것과 연계해 윤 행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행 노조가 '노동이사제 도입' 등의 실리를 취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노조의 낙하산 반대 기조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조준희·권선주·김도진 행장까지 9년 간 내부 인사가 행장에 올랐지만 내부 개혁을 이루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인물들의 선임 과정에도 당시 정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인 만큼 낙하산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궁극적으로는 국책은행장 선임을 현재 '금융위 제청을 통한 대통령 임명' 대신 공개모집으로 해야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른 공공기관들은 외부 사외인사들이 임원·사장 추천위원회를 하는데 유독 은행만 안하고 있다"며 "정부와 노동자 추천을 각각 받은 상태에서 공모를 통해 행장선임을 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출근길에 올랐지만 노조의 반대에 막혀 발길을 돌리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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